8.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본 여행기는 여행에 초점을 맞춘 글로, 반말로 서술된 점 양해부탁드립니다.

 

 

 

 

2014년 1월 11일. 부다페스트에서 약 350km를 달려서 크로아티아의 수도 자그레브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저녁을 먹으러 맥도날드에 갔다. 크로아티아는 아직 아시아에서 오는 관광객이 적어서 그런지 현지인들이 우리들을 신기하듯이 자주 쳐다보았다. 실제로도 맥도날드에서 수많은 손님들이 있었지만 아시아 관광객은 우리뿐이었다. (맥도날드 위치가 아주 도심은 아니었다.)

우리가 묵었던 숙소는 'swanky mint hostel'로서 예능 꽃보다 누나에서 묵었던 숙소로 유명하다. 이 호스텔은 외부에서 보면 별다른 특징을 느낄 수 없다. 내부에서 이 호스텔이 왜 유명하고 이승기가 자칭 누나들에게 칭찬을 받았는지 알 수 있다.

 

우리가 묵었던 방의 내부 사진 모습이다. 내부 인테리어가 벽돌로 되어있어 거친 느낌이 들며 복층으로 되어있어, 한번쯤 묵고 싶게 만드는 인테리어다. 이 건물이 공장을 리모델링한 건물이기 때문에 공장의 느낌을 살리려고 한 것 같았다. 요즘 카페나 레스토랑의 트렌드도 공장 컨셉으로 많이 하는 것과 같다. 천장의 마감을 다 뜯어내서 층고를 높이고 복층으로 만들어서 매트리스를 깔아 숙박시설의 기본기능을 충족하였다. 복층에서 2명이 자고 소파에서 1명, 소파 밑에서 매트리스 하나를 더 꺼내서 1명이 자고, 복층 올라가는 계단 쪽에 매트리스가 있는데 거기서 1명이 자게 되어 딱 다섯 명이 편하게 잘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벽에 큰 통유리가 있는데 단열재가 깔리지 않은 것 같아서, 밤에 되면 한기가 벽을 타고 들어온다. 그래서 벽 쪽에서 잔 친구들은 잘 때 조금 추웠다고 한다.

왼쪽 사진은 이승기와 누나들이 요리해서 밥을 먹었던 주방이다. 기본 식기구들은 다 비치되어 있으니 재료만 사와서 요리해먹으면 된다. 크로아티아도 생각보다 식재료가 저렴해서 , 저렴한 가격으로 다섯 명이서 파스타를 약 10인분을 해먹었다. 오른쪽 사진은 우리가 묵었던 실의 화장실이다. 벽에 온통 빨간 페인트를 칠하고 수납장은 작은 캐리어를 벽에 부착하여 설치했다.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화장실이었다.

 

2014년 1월 12일. 이 날 일정이 빽빽하기 때문에 오전 7시에 일찍 나섰다. 원래 자그레브에서 약 450km 떨어진 예쁜 항구마을 두브로브니크에 가려고 하였으나 다음날 일찍 이탈리아로 떠나야 하기 때문에 시간관계상 가지 못하고, 대신 약 200km 거리의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이 공원은 영화 아바타의 배경이 되어 더욱 유명해 졌으며, 아름다운 호수들, 동굴 그리고 폭포들이 많이 있다.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은 1949년 4월 8일 법률에 의해 공공 유적지로 지정되었고, 1979년에는 세계유산지역으로 등재되었다.

우리는 국립공원에 가는 내내 아바타에서 보았던 울창한 나무들로 덮여진 숲과 엄청난 폭포들과 드넓은 호수를 기대하고 있었다. 그런데 가보니까 갈대숲에 잘못 온 줄 착각했다. 앙상한 나뭇가지와 숲임에도 탁 트인 시야... 다섯 명 모두 마치 파리 행 비행기 시간을 착각한 것처럼, 이 날이 겨울(1월)인 것을 자각하지 못했다. 우리는 그나마 사진과 같이 조금한 호수를 보고 천천히 드라이브를 하면서 국립공원을 나섰다. 확실히 나뭇잎들이 푸르게 풍성할 때는 아름다울 것 같다. 국립공원에서 잠깐 관광을 하고 다시 약 200km를 달려서 자그레브로 향했다.

 

그다음 우리가 간 관광지는 성 마르코 성당이다. 13세기에 지어진 성 마르코 성당은 자그레브에서 가장 오래된 구역인 그라데츠(Gradec)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다. 빨강, 파랑, 흰색의 아름다운 체크무늬 바탕의 지붕으로 유명한 이 성당은 자그레브를 대표하는 건물 중의 하나이다. 지붕의 왼쪽에는 크로아티아 문장이, 오른쪽에는 자그레브 시 문장이 모자이크로 장식되어 있다.

성당 내부에는 크로아티아 출신의 유명한 조각가 이반 메슈트로비치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으며, 화려한 벽화와 아름다운 프레스코화(모르타르를 벽면에 바르고 수분이 있는 동안 채색하여 완성하는 회화)로 유명하다. 성 마르코 성당은 재건하는 데에만 25년이 걸린 만큼 고딕 후기 양식과 로마네스크 양식이 혼합된 빼어난 외관을 자랑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간 당시에는 크로아티아 자체가 아직 관광지로 많이 유명한 곳은 아니라서 어디를 가도 한적했지만, 그나마 이곳에는 관광객들이 듬성듬성 보였다.

오른쪽 사진은 성당 주변에서 병사들로 코스프레를 해서 관광객들과 사진을 찍어주고 돈을 받는 사람들이다. 정말 유럽에는 길거리에서 관광객들에게 다양하게 돈을 받는 것 같다. 코스프레를 해서 사진 찍고, 동상으로 변장해서 사진 찍고, 악기연주를 하고, 강제로 손목에 팔찌를 채워서 사도록 강요하고, 신기한 묘기를 보여 주는 등 다양한 방법들이 있는 것 같다.

 

성 마르코 성당을 보고 나서 성 슈테판 성당을 보러 갔다. 자그레브의 성 슈테판 성당은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성 슈테판 성당을 보고 지었다고 한다. 12세기에 지은 성당은 19세기에 지진을 겪은 후 1990년에 보수해서 현재의 성당을 완공했다고 한다. 두 개의 높은 첨탑은 높이가 각각 105m와 104m로 다른 이유는 역시 지진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성당은 수직적으로 높은 첨탑과 외부 중앙의 장미창, 내부의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 등을 포한한 제대로 된 고딕양식을 보여주고 있다. 크로아티아는 카톨릭을 믿는 국민이 80퍼센트가 넘는 국가로서 이 성당의 의미는 매우 가치 있다고 한다.

 

성 슈테판 성당을 보고 나서 현대의 분위기가 나는 번화가로 나가는 길목이다. 이 사진에서 자그레브의 특징을 엿볼 수 있다. 중세의 아름다운 모습과 현대의 깔끔한 모습이 공존하는 도시이다. 아직 유명 관광국가가 아니라서 길가에 관광객들이 많지도 않고 한적하고 조용한 느낌도 든다.

 

위의 사진은 유럽의 대중교통 수단인 트램이다. 우리는 항상 자동차를 타고 다니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할 시간이 없었다. 유럽여행 21일 만에 처음으로 대중교통을 타보았다. 트램은 일반 자동차 도로에 깔린 레일 위를 달리는 노면 전차로서, 19세기 말 미국에서 처음으로 실용화됐고 현재 유럽에서 많이 운행 되고 있다. 트램을 타고 앞의 사진에서 잠깐 보였던 현대적인 분위기의 번화가에 갔다. 타보니 우리나라 지하철보다 훨씬 조용하고 승차감도 훌륭했다.

 

숙소 앞 정류소에서 트램을 타고 두 정거장을 가서 번화가에 내렸다. 18시 쯤 밖에 되지 않았는데 일요일이라 그런지 거의 모든 상업시설들이 문을 닫았다. 결국 아무 구경도 못하고 다시 트램을 타고 숙소로 돌아와서 하루를 마무리 했다.

2014년 1월 13일. 9시에 자그레브에서 2박 3일 동안의 크로아티아 관광을 마무리하고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베니스)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