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생활속에 스며들어온 종교건축

 앞서 말씀드린 글들에서 일본의 전통적인 종교에 대해 자주 언급했습니다. 일본의 기본적인 토속종교는 신도로 만물에 신이 깃들어 있다고 믿습니다. 이 때문에 일본에는 전통적으로 생활과 종교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생활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종교공간을 접할 수 있습니다. 조금 더 자세히말하면, 일반 가정내에서도 종교적인 역할을 하는 공간이 있기도 하는데요, 오늘은 이렇게 좁은 공간이 아니라 도시나 마을내에 친숙하게 스며들어와 녹아있는 종교건축의 모습들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테마치야나기에키마에라는 교토의 작은 버스정류장앞에 위치한 장덕사라는 작은 절입니다. 일본에서는 절도 가업을 이어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종교라고해도 나라별로 종파가 달라서 풍습이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일본의 경우 승려들이 결혼도 하고 자식이 가업을 이어받아 절을 운영하기도 합니다. 종교적의미도 있을뿐더러, 저번에 말씀드렸듯, 절이 장례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주택가에 위치해 전통적으로 마을 주민들의 장례를 담당하기도 합니다.



 장덕사 근처에 있던 상림사입니다. 장덕사와 마찬가지로 주택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누구나 자연스럽게 들어갈 수 있으며, 개별적으로 예불을 드리고 가도 됩니다. 하지만 위에서 설명드렸듯, 대형 사찰이 아닌 마을에 위치한 작은 사찰의 경우 가업으로 이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승려분의 가족이 지내는 생활공간이 있을 수 있으므로 내부로 마음대로 들어가는 것은 큰 실례가 될 수 있습니다. 경내는 자연스럽게 들어가도 되지만 예불을 드리는 법당 외의 건물은 가정집 내부인 경우도 있으니 출입을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2014년 여행다시 숙소였던 오사카 아로우호텔 바로 앞에 위치한 동네의 작은 신사 미츠하치만구입니다. 아메리카무라에 위치한 작은 신사로, 현지인들이 그냥 길을 걷다가 자주 찾는 작은 신사입니다. 일본의 15대 일왕인 오진천황을 주신으로 모시고, 14대 일왕인 추아이천황, 비미대신을 신으로 모시고 있는 신사입니다. (본 블로그는 일본의 왕을 천황이 아닌 일왕으로 표기하지만, 일왕의 이름의 경우 대명사로 판단하여 오진천황, 추아이천황등으로 표기하겠습니다. 정확한 표기법은 조금 더 알아보겠습니다만, 대명사도 천황이 아니라 일왕으로 표기하는게 맞다면 제보부탁드립니다.) 1592년 소실되어 1960년 재건된 미츠하치만구는 재건 당시 이미 현대임을 고려하여, 콘크리트로 주건물을 세우고 토리이등 신사의 전통요소들만 전통적으로 살리는 방식으로 재건되었습니다. 오사카가 상업이 발달한 만큼 이 신사에는 아메리카무라 주변 상가들의 번영을 비는 곳으로 주민들과 상인들이 많이 찾아왔습니다.


 몇가지 사례를 들어 생활에 밀접하게 접해있는 사찰과 신사들을 소개했습니다. 여행 당시에 더 많은 사찰과 신사들을 보았는데, 아쉽게도 직접 촬영해 온 사진이 부족하여 사례 소개는 여기까지만 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글에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가까운 나라지만 문화차이로 인해 비슷한 종교를 공유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와는 다른 형태로 발전되어 주민들과 밀접하게 관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어느 나라의 종교시설이 더 좋다라고 말씀드릴 수도 없고 판단할 수도 없지만, 마을의 작은 사찰들과 신사를 통해 일본 종교건축을 쉽게 접하고 한국과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공부할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