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난바파크스 -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



 세번째 이야기에서 프로젝션 맵핑이 현대예술에서 뜨고있다는 말씀을 드린 것 같은데, 오늘은 난바 파크스를 중심으로 랜드스케이프 아키텍처에 대해서 설명해볼까 합니다. 프로젝션 맵핑이 예술분야에서 떠오르고 있듯, 현대건축에서는 랜드스케이프 아키텍쳐 혹은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이 뜨고있습니다. 우선은 남바파크스를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난바파크스는 현재 오사카의 번화가인 난바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은 대형 쇼핑 아케이드입니다. 미국의 랜드스케이프 전문 건축가 존 저드의 작품으로 개대한 협곡을 본 딴 웅장한 외형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오랜 역사 속에서 탄생한 미래도시 오사카' 라는 슬로건을 걸고 설계를 진행했다고 합니다. 건물 사이사이를 가로 지르며 광장을 형성하고, 협곡모양의 매스에 색색의 줄무늬로 외벽이 장식되어 있습니다. 전체적인 모습이 지구과학시간에 보던 지층모형과도 같은 형태를 보이는데, 실제로 이 형태는 존 저드가 미국의 그랜드케니언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오사카의 역사를 표현하기 위해 오사카 땅의 지층을 협곡과 같은 형태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지상 10층 규모의 건물로, 5층까지는 쇼핑가, 8층까지는 식당가, 9층과 10층은 정원으로 이루어져있으며, 대형 주차장, 멀티플렉스 영화관등 다양한 문화 유흥시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9층과 10층은 난바파크스의 자랑인 공중정원 파크스가든으로 총면적 1만 1500제곱미터의 넓은 공간을 녹지공간으로 꾸며놨습니다. 도심에서 찾아보기 힘든 숲을 건물로 끌어들여왔다는 점이 큰 특징입니다. 파크스가든에 심겨진 나무만 전체 7만 그루라고 하네요.










 난바파크스의 여러 모습들입니다. 난바파크스를 통해 소개해 드릴 건축적 개념은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입니다.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이란 1994년 조경 이론가 제임스 코너와 AA스쿨의 학과장 알렌 발퍼의 주도로 열린 The Recovery of Landscape 세미나에서 건축과 조경의 융합에 대한 이야기가 언급되었고, 이 개념을 1997년에 찰스 왈드하임이 정리하여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이라고 정리하였습니다.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은 건축과 조경의 경계를 무너뜨려 도시와 자연의 경계를 허물어 도시와 자연이 아름답게 융합된 도시경관을 만드는 개념입니다.

 현대에는 도시의 자연파괴, 도시의 노화가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며, 건축가에게 타 분야와의 협업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현대 건축에 가장 중요한 화두 중 하나로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무언가가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는데는 다 요구가 있고 이유가 있습니다. 위에서도 설명했듯, 현대에 급격하게 파괴된 자연은 도심에서 더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되었고, 자연경관의 부재는 사람들로 인해 인공적이더라도 자연경관을 대체해 줄 수 있는 무언가에 대한 갈구를 만들어냈습니다. 현대의 도시는 물리학에서 설명하는 엔트로피의 상태와도 같습니다. 도시의 발전이 계속 될 수록 자연환경은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도시의 확장과 발전을 엔트로피라고 했을 때 이것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원인 그 자체를 멈추는 것, 즉 도시의 발전과 확장을 멈추는 것입니다. 두번째는 엔트로피를 새로운 엔트로피로 대체하는 것, 즉 도심의 확장과 발전이 계속되는 한편, 그에 반대되는 자연환경의 확장을 새롭게 진행해나가는 것이죠.

 첫번째 방법으로는 도시 발전의 중단 혹은 규제를 생각할 수 있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무리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두번째 방법을 택해야 합니다. 즉 녹지를 늘린다던가, 도심내에 녹지를 조성해야한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미 밀도가 높아진 도시에서 녹지를 넣는 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꽤 큰 손해를 감수해야 합니다. 이러한 현대 도심에서 그 대처법으로 대두된 것이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 입니다. 즉, 도시와 자연, 건축과 조경의 경계를 허물어 건축물이자 녹지인 인공의 대체자연물을 도심에 자리잡게 하여, 도시와 자연의 경계를 허무는 것입니다.

 따라서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은 단순 도시경관을 좋게 만드는 효과 외에도 도시를 재생할 수 있는 힘을 가지는 것입니다.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의 몇가지 사례를 보면서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조경계의 렘쿨하스라 불리는 현대 조경건축의 최고의 거장인 제임스 코너의 JCFO 팀의 작품인 하이라인파크입니다. 뉴욕 하이라인은 맨하튼을 지나며 화물열차가 지나다니던 고가도로였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고 1980년대에 결국 철도운행이 중단되었습니다. 20년이 넘도록 이 고가도로는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도시재생의 방법으로 하이라인을 공원화 하겠다는 계획이 만들어졌고 제임스코너필드오퍼레이션은 이 고가철도를 뉴욕시민들이 걸어다니면서 자연스럽게 운동과 휴식을 즐기며 자연을 접할 수 있도록 설계했고 지금의 하이라인파크가 탄생했습니다.

 하이라인파크는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의 가장 성공적이고 혁신적인 대표사례로 손에 뽑힙니다. 위에서말한 도심에 의해 파괴된 흔적인 방치된 고가도로를 새로운 녹지로 탈바꿈시켜 인공적이지만 도시의 내부에 자연을 이식하는 것에 성공한 것이죠.






요코하마 국제 터미널입니다.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에 대해 잘 못 이해하면 친환경건축이나 옥상녹화를 한 건물과 뭐가 다르지? 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요코하마 국제터미널의 사진을 보시면, 굉장히 특이한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마치 땅을 접어놓은 듯한 형태의 건물이죠.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의 건축개념과 폴딩건축의 개념이 같이 쓰인 건물입니다. 즉, 땅의 형태를 인공적으로 요코하마 국제터미널을 통해 이 곳에 이식하면서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의 개념인 건축을 통해 인공 자연물을 도시에 이식해 도시와 자연의 개념을 허문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처음 소개해드린 난바파크스를 설명하면서 존 저드라는 건축가를 언급했었습니다. 제임스 코너가 조경계의 렘쿨하스라 불리는 조경의 거장이라면, 존 저드는 조경에서 더 건축에 가까운 요즘 가장 인기있는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 작가입니다. 특히 일본에서 그의 대표작은 사실 난바파크스가 아니라 위 사진에 보이는 캐널시티 인 하카타입니다.

 캐널시티 인 하카나는 난바파크스보다 7년 먼저인 1996년에 개장했습니다. 현재 난바파크스와 같은 개념인 지층을 이용한 매스 디자인과 파격적인 컬러와 거대한 면적과 녹지를 끌어들인 점 등으로 인해 파격적인 인상을 주며 개장했는데, 이로 인해 존 저드는 세계적인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 작가로 이름을 더 날리게 됩니다.

 캐널시티의 건축적 개념은 난바파크스와 동일합니다. 땅의 시간이 쌓인 지층을 형상화 하여 대지와 시간이라는 개념을 표현하려 했으며, 이런 형상으로 도시 내부에 자연형상을 인공적으로 주입했습니다.


 오늘은 난바파크스의 도입된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이라는 개념을 설명하면서 중요한 작가인 제임스 코너와 존 저드에 대해서 살짝 언급해 봤습니다. 실제로 현재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은 굉장히 뜨거운 주제로 세계 건축가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들도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 작가들과 작품들을 주의깊게 살펴봐 주시길 바랍니다. 이번 이야기를 끝내며 끝으로 유명한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 작품들을 몇 편 소개하면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milio Ambasz - Across Fukuoka , Fukuoka in Japan 1995



MVRDV, John Jerde, Arup - Peruri 88, Jakarta in Indonesia 2012


Zaha hadid - DDP (Dongdaemun Design Plaza), Seoul in Korea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