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구광역시는 도시내에 위치한 근대 문화 건축물들을 중심으로 근대문화유산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비교적 타 시도에 비해 관광산업이 부족했으나, 근대 건축물들을 잘 보존하여 관광객들뿐 아니라 건축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정확히는 대구 중구 골목 투어라는 이름으로 5개의 코스를 제시하고 있다. 경상감영을 중심으로 한 1코스 경상감영달성길, 계산성당으로 대표되는 근대 건축물들을 탐방할 수 있는 2코스 근대문화골목, 대구의 번화가인 동성로와 대구의 중심산업을 체험할 수 있는 3코스 패션한방길,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과 문화시설들을 중심으로 한 4코스 삼덕봉산문화길, 천주교 유적들을 중심으로 한 5코스 남산100년향수길로 구성되어있다. 5가지 코스 모두 대구의 중심인 중구에 위치하고 있으며, 근대건축물들이 잘 보존되어 있다.
대구 근대건축물 탐방은 동산 선교사 주택에서 시작된다. 계산오거리에 위치한 청라언덕에는 근대 선교사들의 주택이 위치하고 있다. 청라언덕은 기독교가 대구에 정착한 곳이며, 현재에는 동산의료원이 위치하고 있는 곳이다. 이곳에는 세 채의 선교사주택이 보존되어 있으며, 현재는 각각 작은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스윗즈주택은 선교박물관으로, 챔니스주택은 의료박물관으로, 블레어주택은 교육역사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스윗즈주택
대구광역시 유형 문화재 24호인 스윗즈주택은 근대 서양식 주택으로, 1910년 이 곳에 살았던 선교사 스윗즈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붉은 벽돌을 쌓아올려 서양식 주택의 양식을 따르고 있지만, 지붕에 기와를 사용하여 한국 건축 양식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근대에 개화기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기존의 양식들과 유입된 새로운 양식이 섞이는 사례를 많이 볼 수 있는데, 스윗즈주택에서도 그 특징을 잘 살펴볼 수 있다. 또하나 재미있는 사실은 스윗즈 주택의 기초부분에 사용된 돌들이 허물어진 대구 읍성에서 나온 돌들이라는 것이다. 일제가 철거한 대구읍성의 작은 한 조각이 근대건축물의 기초로 사용되고 있다니 신기하면서도 가슴 아프다.
챔니스주택
챔니스주택은 당시 서양의 고풍스러운 주택양식을 잘 살펴볼 수 있다. 아름답고 옛스러운 모습 때문에 각종 드라마에 배경으로 자주 등장한다. 챔니스주택은 의료박물관으로 사용되어 근대시대에 사용되던 의료기구들을 관람할 수도 있다. 하지만 건축학도들에게 더욱 반가운 소식은 내부에 가구들과 생활잡기들이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다는 점이다. 챔니스주택을 통해 근대 서양 주택건축과 인테리어를 감상할 수 있다.
블레어주택
블레어주택은 청라언덕에 세워진 첫 번째 선교사 주택으로 붉은 벽돌로 쌓아올린 가장 전형적인 근대 미국 주택양식을 잘 보여준다. 세월의 흔적이 그대로 쌓인 붉은 벽돌위로 함께 자란 담쟁이를 보면 건축물이 시간을 함께 품은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건축학과 시절 필자의 교수님은 건축 재료로서 ‘붉은 벽돌’을 매우 선호하셨는데, 오랜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고, 유행을 크게 타지않는 매력 때문에 벽돌을 선호하셨다. 블레어주택을 볼 때면 교수님이 왜 붉은 벽돌을 좋아하셨는지, 그리고 밋밋해 보이는 붉은 벽돌이 오히려 오랜 시간 아름다움과 추억을 쌓아간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된다.
대구제일교회
청라언덕에는 선교사주택들과 더불어 웅장한 크기의 대구 제일교회가 위치하고 있다. 고딕양식을 본떠서 지은 현대식 건축물로 후술할 구 제일교회를 더 이상 예배당으로 사용하지 않게 되면서 새롭게 지은 교회건축물이다.
3.1운동 계단
청라언덕의 한 편에는 3.1운동 계단이 위치하고 있다. 1919년 3.1 운동은 일주일 후 대구에서도 일어났고, 대구의 많은 학생들이 이 계단에서 집결하여 3.1운동을 이어나갔다. 3.1운동길을 따라 걸으며 우리민족의 자주독립을 위해 희생하신 조상들의 역사를 느끼며 걷다보면 계산성당을 만날 수 있다.
계산성당
계산성당은 당시에 서울과 평양에 이어 세 번째로 지어진 고딕양식 성당이다. 1899년 로베르 신부에 의해 한옥으로 지어졌다가 화재로 전소되면서 1902년 프와넬 신부에 의해 고딕양식으로 지어지게 되었다. 사적 290호로 등록되어 100년이 넘는 역사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당시에 서양양식인 고딕양식의 건축물을 짓는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렇기에 프랑스인 신부였던 프와넬이 직접 설계를 하고, 명동성당을 지을 때 일을 했던 중국인 기술자들을 직접 초청하여 계산성당을 완공시켰다. 라틴십자가형태의 건축평면, 대칭되는 구조, 2개의 첨탑등을 볼 수 있는데 로마네스크양식과 고딕양식이 혼합된 형태이다. 또 하나의 독특한 특징으로 고딕양식의 특징인 스테인드글라스로 내부가 장식되어 있는데, 흔히 볼 수 있는 서양식 장식이 아닌 한복을 입은 신자들로 장식되어 있다.
(분량이 너무 길면 읽기 불편하실 듯 하여 2부로 나누어 작성하였습니다. 2부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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