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목장 오가와 미츠오와 전통의 계승



수원 화성박물관은 조선 건축의 꽃인 화성과 관련된 박물관이기에, 전통 및 건축과 관련된 좋은 전시가 자주 열리곤 합니다.

오늘은 작년에 열렸던 기획전시 '한중일 대목장전'에서 인상깊었던 이야기에 대해 해보려고 합니다.


대목장.

큰 건축일 및 그 일을 가장 잘하는 목수를 뜻하는 말로, 최고의 목수 장인을 칭하던 말입니다.

국가에서 중요무형문화재 74호로 지정해놓았죠.

지금으로 치면 하나의 건축 프로젝트를 책임지는 건축가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화성박물관에서 열린 한중일대목장전은 한중일의 대표 대목장들의 작품을 소개하고, 목수의 도구를 소개하고,

대목장들의 건축관을 배울 수 있는 전시였습니다.

한국의 신응수, 중국의 이영혁, 일본의 오가와 미츠오등 한중일의 최고의 대목장들의 작품이 전시되었습니다.


비록 현재 여러 사건으로 민감한 문제이기는 하지만, 신응수 대목장의 수많은 문화재 복원 기록,

이영혁 대목장의 거대한 목구조등이 전시되었고,

숭례문, 화성, 자금성, 법륭사등 역사깊은 건축물들의 목구조 모형이 전시되었습니다.


전시실의 끝에는 오가와 미츠오 대목장의 인터뷰 다큐멘터리가 상영되고 있었습니다.

신응수, 이영혁 대목장에 비해 작품수가 적길래, 일본쪽은 자료가 조금 적나보다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대신 영상자료가 있더군요.

그곳에서 본 오가와 대목장이 생각하는 '전통의 계승'에 대한 말이 인상적이라서 적어두었습니다.


우리는 전통을 계승하고, 또 아랫세대에 계승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 전통을 계승한다는 것은 단순히 제자를 양성하고 기술을 잘 가르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가 당연히 해야하는 일입니다.

진짜 전통의 계승이란, 우리가 건축물을 보고 그 정신을 느끼는 것입니다.

저는 건물을 보수하면서 300년 전 이 건물을 지은 목수의 정신을 느꼈습니다.

건물에는 목수의 정신이 있습니다.

그 정신, 즉 신념을 느끼는 것이 바로 진짜 전통의 계승입니다.

그리고 300년이 지나서 이 건물을 누군가가 다시 보수할 때 저의 정신을 느끼겟지요.

그것이 전통의 계승입니다.


이 말을 듣고 건축과 역사, 전통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과거의 기술을 복원하고 후세를 위해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을 느낀다는 말이

참 쉬운듯 하면서도 어렵고 가식적인 말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저학년때는 참 웃긴 말이다 싶었죠.

하지만 이제는 아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건축물에 담긴 정신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정신을 느끼고 계승하는 것이 무엇인지...


여러분이 생각하는 전통의 계승은 무엇일까요?

역사와 건축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던 좋은 인터뷰영상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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